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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인터뷰 도중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는 이가영. [사진=K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이가영(23)이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에서 정규투어 첫 승에 성공했다. 2019년 데뷔후 준우승만 네 차례 거둔 끝에 98개 대회 만에 이룬 값진 우승이었다. 눈물 겨운 우승엔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다. 메인 스폰서인 NH투자증권이 내민 따스한 손길이 있었기에 이가영은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우승 트로피에 입맞출 수 있었다.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가영과의 후원 계약에 색다른 조항을 추가했다. KLPGA투어 어느 대회든 마지막 날 챔피언 조를 포함해 방송 3개 조에 포함될 경우 버디를 잡거나, 아니면 버디를 놓치더라도 홀을 지나칠 경우 개당 100만원씩 별도의 상금을 주기로 한 것. 이는 이가영이 우승 경쟁을 하면서 소심하게 퍼팅해 볼이 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나온 고육지책이자 당근책이었다.
이가영이 우승에 쐐기를 박은 16번 홀의 8.5m 버디는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Never up Never in’이란 말처럼 골프 역사에서 불변의 진리는 ‘퍼팅이 짧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하나 밖에 없다. 이가영은 충실하게 이 골프 격언을 따랐다.
이가영은 우승 인터뷰에서 16번 홀 버디에 대해 "짧게 치지만 말자, 무조건 지나가게 치자'라는 생각으로 쳤는데 들어가면서 우승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며 "원래 마지막 날 버디가 잘 안 나오는 편이었다. 그래서 뒷심 부족 이야기도 있었다. 오늘은 공격적으로 버디를 노리기도 했지만 퍼트가 잘 떨어져주면서 많은 버디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측은 또한 이가영에게 첫 우승 축하금까지 계약서 조항에 넣었다. 이번 우승으로 1억 8000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은 이가영은 후원사로부터 우승상금의 50%에 별도의 첫 우승 축하금까지 1억원 이상을 받게 됐다.
이가영은 아마추어 시절 최혜진(23)과 일인자를 다투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KLPGA투어 데뷔 후엔 다른 길을 걸었다. 최혜진이 빛이었다면 이가영은 그림자였다. 친구가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마다 남몰래 눈물을 훔쳐야 했다. 여린 이미지의 이가영은 2019년 KLPGA투어 입문후 ‘단골 준우승자’였다. 독하지 못하다는 평가 속에 첫 우승 전까지 준우승만 4차례 했는데 올해 역시 준우승만 두번 기록중이었다.
이가영은 “그동안 준우승만 많이 해 주변에서 ‘언제 우승하냐?’는 말들을 많이 했다”며 “특히 친구들이 다 우승하는데 나만 못해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모든 아픔이 사라졌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소속 선수의 고통을 잘 알고 있던 NH투자증권의 따듯한 마음 씀씀이는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후원사의 사례로 남게 됐다.
기사제공
헤럴드경제
이강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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